[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퀄컴이 브로드컴의 인수제안을 거부, 세기의 인수합병에 제동이 걸렸다. 브로드컴이 퀄컴 인수를 위해 1300억달러를 베팅했으나 퀄컴이 이를 '헐값'이라고 일축한 것이다. 브로드컴은 퀄컴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인수합병을 계속 추진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브로드컴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모바일 테크놀리지 시장에서 퀄컴의 지배력과 성장 가능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고 이사회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퀄컴은 앞서 주주들에게 “브로드컴의 인수제안은 무선 칩 제조업체를 저가에 구매하려는 기회주의적 움직임”이라고 비판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브로드컴은 최근 퀄컴에 주당 70달러에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공개 제안한 바 있다. 지난 2일 퀄컴 주식 종가에 프리미엄 28%를 더한 것이다. 퀄컴의 부채도 승계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를 합산하면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가격은 1300억달러(145조7000억원)에 달한다.

퀄컴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분야 1위 사업자다.  표준기술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퀄컴을 인수해 통신칩과 AP를 통합한 ‘원칩’ 형태의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퀄컴은 특허료 문제로 소송에 직면해 있다. 중국에서 60억8800만위안(1조500억원), 한국에서 1조300억원, 대만에서 234억 대만달러(878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유럽의 경쟁 당국도 퀄컴과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대 고객인 애플도 퀄컴 제품 불매를 선언한 바 있다.

이때문에 퀄컴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주당 가격을 기반으로 산정한 인수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호크 탄 브로드컴 CEO는 퀄컴 이사화의 합병 거부 결정 직후 “우리의 인수안은 퀄컴 주주들에게 제공되는 가장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제안이라고 믿고 있으며 그들의 반응에 고무돼 있다”고 성명을 내놓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로드컴은 인수 작업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라며 “퀄컴의 인수제안 거부는 브로드컴에 인수 가격을 높이라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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