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내로남불’ 절세법을 보는 시각

기사승인 2017.11.09  11:23:09

공유
default_news_ad2

‘내로남불’, 마치 사자성어처럼 들리는 이 단어는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뜻이다.

사실관계가 동일한 행위를 하더라도 본인이 했을 때는 멋있는 로맨스이지만 다른 사람이 했을 때는 불륜이라는 단어로 비하한다는 뜻이다. 자기합리화의 이중성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내로남불’이라는 단어가 10일 예정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 인사청문회에 앞서 세간의 화제다.

발단은 홍 후보자 아내와 미성년자 딸이 2015년 홍 후보자 장모 소유 기준시가 34억6000만원 상당 상가건물 지분을 각각 25%씩 증여받은 후 홍종학 후보 딸이 어머니와 차용계약서를 작성하고 2억 2000만 원을 빌려 증여세를 납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뜨거운 감자가 된 홍종학 후보자의 ‘내로남불’을 세법적 측면, 합리성을 추구하는 개인적 측면, 공직자로서의 측면 등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본다.

증여세란 타인으로부터 무상으로 재산을 취득할 때 취득자가 증여받은 재산가액을 과세표준으로 해 신고 납부하는 조세다. 증여세는 총 증여가액에서 인적공제 등 증여재산공제를 한 후 5단계 누진세율을 적용해 산출한다. 세법상 직계비속이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을 때는 10년 동안 5000만원(미성년자는 2000만원)의 증여재산공제를 해 준다. 따라서 수증자인 홍 후보자 아내와 딸은 증여받은 총 재산가액에서 증여재산 공제금액인 5000만원과 2000만원을 각각 공제 한 증여재산 과세표준에 세율(10~50% 누진세율)을 곱해 증여세 산출세액을 구한다.

다만 세대 간 할증과세라고 해 한 세대를 걸러서 증여할 때는 산출세액에 30%를 추가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그리고 증여세를 증여세 신고기한 내에 적법하게 신고한 자에게 적용되는 증여세 신고세액 공제율이 10%이기 때문에 홍 후보자 딸의 증여세는 다음과 같이 계산되며 증여재산가액(8억6500만원)에서 증여재산공제(2000만원)를 차감한 증여세과세표준 (8억4500만원)에 누진세율을 곱해 나온 산출세액(2억5200만원)에서 신고세액공제(2500만원)를 하면 납부할 세액은 2억2600만원 상당액이 된다.

세법상으로 살펴볼 때 여기까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홍 후보자의 절세 포인트는 쪼개기 증여가 아닌 홍 후보자의 딸과 홍 후보자 배우자 간 금전소비대차 계약에 있다.

세법 상 증여자가 증여세를 대신 납부할 때는 대납한 현금도 증여세가 과세된다. 만약 증여자인 할머니가 손녀 증여세를 대납하면 총 3억9100만원 상당 증여세가 발생한다. 홍 후보자 딸이 본인 어머니로부터 현금을 증여 받아 증여세를 납부할 때는 2억6200만원의 증여세가 발생한다. 그러나 홍 후보자 딸이 어머니로부터 현금을 차용해 세금을 납부하면 증여세를 2억2600만원만 납부하게 된다.

세법 측면에서 본다면 홍 후보자 배우자와 딸이 금전 소비대차를 함으로써 얻는 세금상 이득은 실제로 1억6200만원 상당액이라고 볼 수 있다.

합리성을 추구하는 개인적 측면에서 보면 아무런 대가 없이 재산을 이전하는 증여는 민법에 규정한 합법적인 재산의 이전 수단이며, 무상으로 재산을 받는 자는 수증으로 얻은 소득에 대해 증여세 신고 납부 의무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할머니가 사랑하는 딸과 손녀의 풍요로운 생활을 위해 본인이 재산을 증여하고 수증자가 적법하게 신고 납부하였다면 법적인 측면에서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고 혹여 홍 후보자 가족 증여가 증여를 받지 못한 대다수 서민의 부러움과 시기 대상이 될 수는 있으나 그것이 비난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합리적인 개인이 시장에서 물건 가격을 깎는 것을 알뜰하다고 표현한다면 법 테두리 안에서 본인이 납부해야할 세금을 줄이기 위한 절세 행위 역시 알뜰하다고 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세금을 많이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세금은 비용이고 불필요한 지출은 최대한 줄이고 싶어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상속·증여세율이 OECD 회원국 가운데 3위를 차지할 만큼 과다한 상속·증여세 의무를 부담지우는 우리나라에서 세법의 범위 안에서 다양한 절세전략을 구사하는 행위는 합리성을 추구하는 개인에게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공직자 측면에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言行一致(언행일치)’는 정치인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소양 가운데 하나다.

과거 서민정치를 꿈꾸며 부의 대물림을 비판하는 등 사회 평등화를 이루겠다고 외치던 홍 후보자였기에 그의 가족이 고액 자산을 미성년 딸에게 사전상속하고 자사고 등 특목고를 폐지해 교육 평등화를 시키겠다는 평소 소신과는 다르게 자신의 자녀는 국제중에 보낸 사실들이 언론에 공개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인간은 합리적 생각을 하기 때문에 본인 이해득실을 위해서는 자신의 기존 발언이나 신념에 배치되는 행동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대변되는 고위 공직자에 뜻을 둔 장관 후보자로서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합리성을 추구하는 개인으로서 일반적인 절세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다만 홍 후보자는 평소에 밝힌 자신의 소신과 배치되는 행동으로 주위 신뢰를 잃고 있다.

특히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장관 후보자로서 세대생략 증여(격세증여)나 분산증여(쪼개기 증여)는 물론, 미성년 자녀가 2억원이 넘는 금전을 부모에게 차용증을 쓰고 빌리는 행위 등은 일반인 상식을 뛰어 넘는 공격적 조세회피에 해당된다고 볼 것이다.

차제에 편법 조세회피나 탈세, 조세포탈 등을 방지하려면 현행 상속·증여세에 대한 합리적인 세제 개편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현행 우리나라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은 50%다. OECD 국가 가운데 최상위 군에 속해 있으며 실질 稅(세) 부담은 높은 편이다. 참고로 캐나다·스웨덴·호주 등 선진국은 상속·증여세가 없거나 폐지됐다. 평소 소득세 등을 성실하게 납부하고 저축한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지출)하는데 다시 세금을 부과하면 이중과세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세율이 높을수록 조세를 회피, 탈세하려는 유혹이 커진다. 그렇기에 세율은 낮추되 세원은 넓혀서 가급적 많은 국민이 능력에 따라 골고루 세금을 부담하는 방향으로의 세제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 약력
황희곤 논설위원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세무학 석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3과장, 서초세무서장 역임
캘리포니아 주립대 CEO과정 부원장/주임교수(現)
세무법인 다솔 부회장(現)

황희곤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최신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