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소형 해치백 '클리오'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최대 야심작으로 꼽았던 소형 해치백 '클리오'의 출시를 내년으로 미뤘다.

클리오의 물량 확보가 원활하지 않고 가격 책정이 어렵다는 점, 전통적 비수기인 연말에 신차를 출시할 경우 리스크가 크다는 점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12일 르노삼성 관계자는 "올해 클리오 출시는 힘들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지난 3월 열린 '2017 서울모터쇼'에서 클리오를 국내 최초 공개한 바 있다.

클리오는 전 세계서 1300만대 이상 팔린 월드 베스트셀링카다. 특히 국내 출시될 클리오는 4세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정교한 차체 밸런스와 뛰어난 실용성이 특징이다.

서울모터쇼 당시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사진)은 "클리오의 공식 출시 시기는 6월"이라며 "클리오는 소형차 시장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와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고 높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내부 테스트 일정이 길어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며 클리오의 출시일을 당초 6월에서 9월로 연기했다. 이후 회사는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9월에서 10월로, 또다시 11월로 출시 시점을 미뤘다.

클리오의 연내 출시를 목표로 했던 르노삼성이지만, 결국 해를 넘기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르노삼성이 클리오에 거는 기대는 적지 않은 만큼, 내년 출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이야기한다.

르노삼성은 클리오의 사전 물량을 적어도 7000대 이상 확보한 뒤 국내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3년 국내에 소형 SUV인 QM3를 론칭할 당시, 사전 물량 확보에 실패하면서 국내 수요에 즉각 대응하지 못했고 쌍용자동차 티볼리에 주도권을 내준 전례가 있다. 이 때문에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클리오 출시를 보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클리오는 프랑스와 터키 공장에서 생산된다. 국내에서 판매될 클리오는 전량 수입된다. 하지만 유럽 시장에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어 해당 물량을 맞추기도 빠듯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클리오의 판매가격 책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리오는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 SM6, QM6와 동일한 C자형 주간 주행등,  3D타입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고정형 글라스 루프, 고품질 내장 소재,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을 갖췄다. 소형차에서는 볼 수 없는 첨단·최고급 사양들이 탑재됐다는 게 회사의 설명.

현재 클리오는 유럽에서 1만4000~2만 유로에 판매되고 있다. 한화로 계산하면 약 1900만~2700만원대로, 국산 준중형 세단 풀옵션보다 비싸다.

르노삼성은 트림 세분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통상적으로 자동차 업체들은 연말에 신차를 출시하기보단, 연식변경 전 재고 털이를 위해 대대적인 판촉 행사에 나선다. 소비자 역시 연말에는 높인 할인 혜택을 받아 차량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고, 기왕이면 해를 넘겨 최신 연식의 차를 구매하길 선호한다.

르노삼성은 클리오를 올 연말에 선보일 경우 충분한 신차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 판단, 출시일을 내년으로 미뤘을 가능성이 높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클리오는 기존에 국내 출시됐던 모델이 아닌, 처음으로 들여오는 것이라 기대가 높다"며 "사전 물량과 출시 시기, 가격 등을 신중하게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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