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① '세기의 재판' 2라운드 돌입...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운명은?

기사승인 2017.09.30  07:37:26

공유
default_news_ad2

- 항소심에서 '묵시적 청탁' 실체 두고 특검-변호인단 '격돌' 예고

1348년 피렌체 지방에 흑사병이 덮치자 병마를 피해 일곱 명의 여자와 세 명의 남자가 피에졸레 언덕으로 모여듭니다. 그들은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열 사람이 돌아가며 열흘간 100개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이야기입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장장 열흘의 연휴를 맞아 이뉴스투데이는 <추석 연휴 데카메론-문재인 정부 10대 뉴스>를 준비했습니다. ‘이 이야기 속에는 옛날 것도 있고 지금 것도 있습니다만…(중략)거기서 피해야 할 점이라든가, 따라야 할 일 같은 것도 알 수 있게 되실 것입니다 …’(데카메론 서문에서 발췌) <편집자주>

 

[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지난 2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공판 준비 기일에서 특별검사팀과 변호인단은 증인 채택 여부와 1심에서의 심리 과정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특검팀 박주성 검사가 이재용 부회장 측 변호인단이 증인으로 신청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두고 "두 사람에 대해 1심에서 자정 넘어서까지 이미 충분히 신문했다"고 반대하자 삼성 측 권순익 변호사가 "1심에서 특검이 늦은 시간까지 주신문을 해서 변호인은 제대로 신문을 하지 못했다"며 맞섰다.

이어 권 변호사가 "특검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증인신문을 재판 후반부로 미뤘고, 그 때문에 1심에서 두 사람에 대한 신문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특검이 정유라를 '보쌈 증언'시킨 탓에 최씨가 증언을 거부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1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출석을 거부했고, 최 씨는 법정에 출석했으나 대부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에 양재식 특검보는 "박 전 대통령을 먼저 신문하려 했는데 1심 재판부가 후반부로 미루자고 한 것"이라고 반박한 후 "변호인이 모욕적인 언어를 쓰면서 '보쌈' 같은 표현을 썼는데, 이는 굉장히 유감"이라고 맞섰다.

양측의 신경전이 끊이지 않자 정형식 부장판사는 "그만하라"며 이를 제지한 후 "1심에서 여러 증인을 신문했기 때문에 항소심에선 증인을 많이 부르지 않을 것이며 법리 다툼을 위주로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1심 때처럼 야간 재판은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1시간 여 만에 종료된 공판준비기일에서 특검과 변호인단 양측이 '기선제압'을 위해 펼쳤던 기세싸움은 항소심에서의 공방이 1심 못지 않게 치열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8월 25일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는 특검팀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2차 구속영장을 청구, 피의자 신문을 받은 2월 16일 이후 190일 만의 일이다.

재계 1인자인 이 부회장이 경영승계 완료를 앞두고 현직 대통령과 그 비선 실세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도움을 얻으려 했다는 혐의를 받자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 부회장이 맡고 있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32조7264억원에 달하는데, 삼성전자 우선주(37조9191억원)를 포함하면 시가총액 규모가 400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필리핀 GDP(373조8798억원)와 대등한 규모다. 

우리 경제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압도적인 비중 탓에 삼성의 오너는 현직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 파워랭킹 1~2위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위상탓에 재판에 쏠린 관심은 뜨거웠고 재판 과정에서의 공방도 전쟁을 방불케 할만큼 치열했다.

1심에서 이 부회장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변호인단은 사활을 걸었고, 여론을 등에 업은 특검도 공소 입증을 위해 필사적으로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정유라 씨, 전현직 삼성임원, 전현직 정부 관료 등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증인으로 채택됐고 무려 54회에 걸쳐 공판이 진행됐다.

'결백'을 호소했던 이 부회장도 절박한 모습이었다. 1심 최후 진술에서 이 부회장은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겠느냐. 절대 아니고 정말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이 부회장은 "특검 공소사실을 인정할수 없지만 모두 저의 책임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삼성이 잘못되면 안된다는 중압감에 나름 노심초사하며 회사일에 매진했는데, 제가 큰 부분을 놓쳤고 제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또 "오해를 풀지 못한다면 저는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배수진을 쳤다. 듣는 이의 해석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으면 삼성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퇴진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만 했다.

1심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로드맵이 실제했고 직접 청탁은 없었지만 정황을 살펴볼 때 묵시적인 청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는데, 이 판결과 1심 재판부가 펼친 논리도 논란이 됐다.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제27형사부)가 당시 공개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 뇌물공여 ▲특정경제가중처벌법(특가법)상 횡령 ▲특가법상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증에 관련 법률 위반(위증) 등 5개 혐의를 받았고 이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것은 ▲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최순실이 특수관계에 기반해 삼성의 승마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공조 ▲ 이재용 부회장과 당시 삼성 임원들이 두 사람 관계의 특수성, 승마 지원이 최순실과 정유라를 지원하는 것임을 인지 ▲ 회사 자금을 해외로 반출해 승마 종목 지원의 형태로 활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 삼성 내에서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승계를 위한 로드맵이 진행됐다고 판단했고, 이 부회장과 삼성 임원들이 개별 현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하지 않았으나 ▲ '큰 그림' 으로서의 승계 작업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기대로 지원을 결정했다고 봤다.

또,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죄를 적용하기 위해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이 경제공동체 임이 입증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과 오래 동안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유지했고, 국정운영에 최순실의 관여를 수긍한 점, 김종 전 문체부 차관에게 정유라를 직접 언급한 점, 승마 지원이 미흡한 경우 피고인 이재용을 강하게 질책한 점 등을 감안하면 승마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과 공모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공무원이 비 공무원과 뇌물수수를 공모해 공모자인 비 공무원이 뇌물을 받게 할 경우 공무원 자신이 받는 것과 동일하게 평가해 단순수뢰죄를 구성한다"며 "이 경우 뇌물이 실질적으로 공무원 본인에게 귀속되거나 비 공무원인 공모자의 경제적 이득이 공무원 본인의 이득이 되지 않아도 단순수뢰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이 빠르면 2014년 연말 경 대통령의 승마 지원 요구가 정권 실세의 딸 정유라와 연관된 것을 알았고 2015년 3월 혹은 6월에는 승마지원 요구가 정유라에 대한 지원 요구이며 배후에 있는 최순실이 중심임을 인지했고, 2015년 7월에는 승마지원이 (최순실과 공모한) 대통령에 대한 지원임을 알았다"고 판정했다.

또 "이재용 등 피고인 전원이 2015년 7월 말 경에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공모관계를 확정적으로 인식했고, 2014년 9월 박 전 대통령과 단독면담한 이 부회장이 최지성, 장충기, 박상진에게 대통령의 요구를 전달하고 승마지원에 관한 포괄적인 지시와 확인을 한 점을 들어 이재용이 관여한 것도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삼성이 최순실과 정유라에 대한 지원을 결정한 동기가 승계 구도 과정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의 추진 사실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유가증권 시장 상장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 ▲ 합병에 따른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삼성물산 주식 처분 최소화 ▲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추진 등 중 일부가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또는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 유리한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으로의 승계는 당연한 것이며, 이를 위해 외부의 도움을 받을 이유가 없고 '승계작업' 자체가 특검이 만들어낸 '허구적인 프레임"이라고 주장해 왔는데, 재판부는 승계작업 자체가 이뤄졌다고 볼 만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경영승계 등 현안에 대한 도움을 받기 위해) 명시적으로 청탁을 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면서도 "승계작업과 관련해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는 개별 지원행위별로 나누어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이 국정수행 또는 정부 시책의 실현에 협조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기업인에게 공익 목적 단체에 출연을 요청하는 경우 기업인 입장에서 이 요청이 공익적 목적인지 대통령 또는 특정인의 사익 추구를 위한 요청인지를 인식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전제한 후 "이러한 기준에서 볼 때 피고인들의 승마지원과 영재센터 지원은 대통령의 직무와 지원행위 사이의 대가관계가 인정되며 재단 지원과 관련해선 대가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정했다.

승마지원의 경우 최순실과 대통령의 공모에 따른 정유라 개인에 대한 지원 임을 알 수 있었고, 용역대금과 마필이 최순실이 지배하는 특정법인이나 최순실 개인에게 귀속되는 점, 영재센터가 정상적인 공익단체가 아니라는 점을 삼성 측이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지원한 것은 이 부회장과 삼성 측 인사들이 묵시적으로 '대가'를 바란 것이며, 그 대가는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승계 지원이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재단 지원의 경우 재단 출연금 액수가 전경련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해졌고, 대통령의 관심 사항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납부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인정, 재단 지원금은 뇌물죄 구성요소에서 배제했다.

이에 따라 특검이 공소를 통해 뇌물이라고 주장한 433억원 중 재단 지원 부분 전액과 승마 지원 부분 중 일부(선수단 차량 및 마필 수송차량 구입 대금 명목, 추가 공여 약속)는 제외됐다.

재판부는 "직접 청탁은 없었으나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보고, 이 부회장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인데, '묵시적 청탁'이라는 개념 자체가 기존 판례로 정착되지 않은 것인만큼 법조계에서 논란을 샀다. 일각에선 "증거와 법리를 두고 판단해야 할 재판부가 '뇌피셜'(뇌와 오피셜의 합성어로, 자기 머리에서 나온 생각이 사실이나 검증된 것 마냥 말하는 행위)에 기반해 판결한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묵시적인 청탁'의 존재 여부와 그 구성 요건은 항소심에서 삼성 측 변호인단의 주요한 공략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반면 특검팀은 삼성의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도 뇌물로 인정받게 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재판부는 내달 12일 첫 공판 기일을 시작으로 10월 중 3차례에 걸쳐 공판 기일을 진행한다. 내달 12일 열릴 첫 공판 기일에선 특검팀이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 담당 사장의 부정청탁과 관련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삼성 측 변호인단은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이 증거능력이 없음을 소명할 예정이다.

 

 

서정근 기자 antilaw@enewstoday.co.kr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최신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