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진 한복 디자이너 <사진=이태구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우리 의상에 고유의 멋과 혼을 담아 패션화 하는 것, 그래서 한복이 ‘문화’라고 하는 것을 갖게 하는 것이에요. 아직 우리의 치마저고리 등 의상이 해외에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한국 드라마나 K-POP(케이팝)은 해외에서 많이 알고 있지만 한복이 갈 길은 아직 멉니다”

22일 강남구 청담동 김예진 한복에서 만난 한복명장 김예진 디자이너는 자신의 한복 철학과 열정에 대해 다부진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녀는 ‘한복인’으로서 우리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그녀가 서양 패션을 전공하다 한복으로 길을 틀게 된 계기가 ‘영국 헤롯백화점에 진열됐던 기모노 때문’이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김예진 디자이너는  패션전공을 하면서 많은 나라에 여행을 다녔다. 그녀는 “어느 날 영국 헤롯백화점에 들어갔는데 기모노가 정말 좋은 자리에 디스플레이 돼 있었다”며 “그때 ‘내가 패션을 공부하고 있지만 우리 문화를 모르면 안 되겠구나, 우리나라 문화가 한복이니까 한복을 만드는 문화인이 되어야겠다’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한복이 해외로 나갈 수 있을지, 문화로 치고 나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그때부터 기모노 보다 더 아름답고 고운 한복을 널리 알리겠다는 마음, 한복에 대한 고집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1989년 자신의 이름을 딴 ‘김예진 한복’을 창립했다. 김예진 한복이 명성을 떨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예진 한복은 상업적인 이익 보다는 오직 한복 하나만을 파고 고민하면서 입소문이 났다. 그녀가 대통령을 비롯하여 유명 인사들의 한복을 담당하게 된 것도 주위 사람들의 소개와 추천에서 이어진 일이었다.

김예진 디자이너는 1998년 배우 안소니퀸 의상제작, 1999년 힐러리 클린턴 의상,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 영부인 의상 제작을 시작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사우디아라비아의 나우프 알벤다르 공주, 배우 니콜라스케이지 등 국내외 주요 인사와도 인연을 쌓아갔다.

그녀는 자신의 한복이 사랑 받는 이유에 대해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소재에 굉장한 힘을 기울인다”고 말한다. 누군가를 위해서 최고의 색상, 최고의 그림을 담아내며 한 땀 한 땀 고민을 늦추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지난 2005년 니콜라스 케이지는 곤충과 꽃, 나비 문양을 그려진 그녀의 한복을 입고 전통 결혼식을 올려 큰 이목을 끌었다.

지금까지 많은 드라마 의상도 그녀의 손을 거쳐 갔다. 오로라공주와 제5공화국, 신기생뎐 등에 나왔던 한복은 모두 김예진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그녀는 한복에 대한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해 드라마 출연 또한 마다하지 않았다. 그의 의상을 선보인 드라마 오로라 공주에 한복집 원장으로도 출연한 적이 있을 정도다.

그녀의 이런 열정과 노력은 2015년 대한민국 의정대상 인물대상 사회공헌(전통예술) 부문 수상으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그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김예진 디자이너는 이후로도 한복의 세계화에 공헌할 계획이다. 그녀는 내달 8일 세계 4대 패션쇼 중 하나인 뉴욕패션위크 무대에 설 준비로 한창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의상은 저고리와 고름 등 전통의상을 콘셉트로 잡았으며 한국계 미국인 ‘그레이스 문’ 이 김예진 디자이너에게 자문을 구하다 작품을 함께 선보이게 됐다.

그녀는 뉴욕패션위크를 마친 후 오는 10월 미국 LA에서 열릴 LA패션위크 무대에서도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릴 예정이다.

“뉴욕패션위크에 선보일 의상을 준비하기 위해 밤샘 작업을 하기도 하지만, 해외 최고의 패션 위크에 서게 되는 것 자체가 영광입니다. 이를 통해 한국의 디자인과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문화와 한복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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