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기아차 모닝, 한국지엠 스파크, 기아차 레이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국내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부상하면서 경차의 인기는 점차 시들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경차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던 가격 경쟁력이 소형 SUV보다 떨어진다는 점이 판매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코나 ▲기아자동차 스토닉 ▲한국지엠주식회사 트랙스 ▲쌍용자동차 티볼리 브랜드(티볼리+티볼리 에어) ▲르노삼성자동차 QM3 등 국산 소형 SUV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5개 차종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1만1627대로 집계됐다.(친환경 소형 SUV 니로 제외분)

국산차 7월 내수 총 판매량인 13만611대 중 소형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8.9%로, 전월 시장 점유율 5.4% 대비 3.5%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또 전년 동기 5.1%와 비교하면 무려 3.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부터 출고가 이뤄진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의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집계되기 시작한 점이 시장 점유율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

소형 SUV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경차 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 기아차 모닝과 레이, 한국지엠 스파크 등 국산 경차 3종의 내수 판매량은 1만1169대로, 전체 시장 점유율은 8.6%다. 전월 9.0%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1%와 비교하면 2.5%포인트나 뒷걸음질쳤다.

경차는 한때 '국민차'로 불리기도 했지만, 올 들어서는 월 판매 1만1000~1만200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경차의 입지가 점점 줄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소형 SUV만 못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맞물려 경차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웠고 엔트리카나 세컨드카로 큰 인기를 얻었다. 또 높은 연비에 유류비를 아낄 수 있다는 점도 경차의 강점이었다.

아울러 취등록세 면제와 공영주차장 요금 및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은 꾸준한 소비자 수요로 이어졌다.

하지만 경차는 좁디 좁은 실내 공간과 안전성, 뒤쳐지는 주행성능 등 여러가지 단점을 숙명처럼 안고 있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 쌍용차 티볼리 아머, 한국지엠 2018 더 뉴 트랙스, 르노삼성 뉴 QM3

이런 상황에서 넉넉한 실내 거주성과 실용성, 높은 가속성능,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 등으로 무장한 소형 SUV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진출했다. 이들은 단숨에 경차 잠재 고객 상당수를 포섭해 나갔다.

특히 경차는 가격 경쟁력이 월등하다고 자부해 왔지만 소형 SUV 등장에 이 마저도 어렵게 됐다. 경차 최상위 트림과 소형 SUV 엔트리 트림의 가격 차이는 100만~300만원대에 불과하다.

소형 SUV에 비해 상대적으로 모델이 노후화 됐다는 점도 인기 감소의 요인이 된다. 올해 초 모닝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됐지만, 스파크는 2015년 8월 풀체인지 된 이후 연식변경에 의존하고 있고 2012년 첫 출시된 레이는 2015년 이후 연식변경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코나와 스토닉은 올해 첫 출시된 만큼 최신 안전·편의 사양을 탑재하는 등 높은 상품성을 확보했다. 티볼리와 QM3는 각각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티볼리 아머와 뉴 QM3를 내놨다. 한국지엠은 연식변경된 '2018년형 트랙스'를 선보여 경쟁력을 갖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차는 타 세그먼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꾸준한 인기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가격적인 면에서 더욱 우세한 소형 SUV 때문에 판매가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은 몇 백만원을 더 지불하더라도 기왕이면 큰 차, 기왕이면 더 성능이 좋은 차를 원하기 때문에 소형 SUV 시장이 커질수록 경차의 입지는 줄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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