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와병 이후 삼성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이건희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 마저 사퇴, 글로벌 기업 경영과 국제 스포츠 외교를 주도해온 이 회장의 공적인 역할이 사실상 종료됐다.

이 회장의 병환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위원직 수행이 어려운 만큼 사퇴 결정이 일면 자연스러운 점도 있으나 국제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이 회장이 차지해온 위상과 국가 공헌도가 지대했던 데다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를 앞둔 상황과 맞물려 관심이 증폭된다. 

 IOC 집행위원회는 지난 11일 "이 회장의 가족들로부터 더는 이 회장을 IOC 위원 재선임 대상으로 고려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받아 이 회장의 위원직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1996년 미국 애틀란타올림픽 기간 중 열린 제 105차 IOC 총회에서 위원으로 선출된 바 있다. IOC 내에서 문화위원회, 재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대한올림픽 명에위원장을 맡아 우리 나라가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공헌하기도 했다.

1942년생인 이 회장의 위원직 임기 정년은 80세로, 아직 5년이 남아있으나 오랜 병환으로 위원직 활동 재개가 사실상 어려워, 가족들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 측은 이와 관련해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세간의 관심은 위원직 사퇴를 와병 중인 이 회장의 건강 상태, 1심 선고 공판을 앞둔 이재용 부회장의 거취와 연결짓는 양상이다.
 
이 회장은 최근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건강이 호전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승계가 사실상 확정적인 상태이지만, 이 회장의 건강 회복 여부는 꾸준히 사람들의 관심을 모아온 사안이다.
 
IOC 위원직 사퇴는 세계적인 기업 총수이자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여온 외교관이었던 이 회장장의 공적인 역할이 사실상 '종결' 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만한 사안이다. IOC 내에 유승민 위원이 남아있으나 세계 각국의 국가 원수 혹은 왕족 출신인 유력 위원과 교류하며 스포츠 외교를 주도했던 이 회장의 역할을 홀로 감당하는 것은 간단치 않은 일로 꼽힌다.
 
이 회장으로부터 '가업'을 이어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을 승계할 이재용 부회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징역 12년형을 구형받고  오는 25일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뇌물공여 등 이 부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유죄로 인정될 경우 중형이 선고되며 집행유예 또한 받을 수 없는 것들이다.
 
1심이 이 부회장의 주요 혐의를 유죄로 인정할 경우 이 부회장은 수감된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게 되며, 삼성 그룹의 경영 공백은 장기화하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IOC 위원직 사퇴는 최근 삼성그룹의 부침과 맞물려 우리 사회에서 이 회장과 그 일가, 삼성그룹이 미치는 영향과 위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될 만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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