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일 피고인신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JTBC에 대해 갖는 거부감으로 인해 정치적 보복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2차 독대와 비교하면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2월(3차) 독대 분위기가 무거웠다"며 "승마협회 (지원 관련) 이야기할 때는 제가 느끼기에 누군가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거였는데, JTBC 이야기는 마음속에서 생각했던 게 터져 나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과의 독대 면담 자리가 어떠한 부탁을 할 상황이 아니었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네"라고 긍정한 후 "면담 끝나고 생각하면 JTBC 이야기를 하려고 불렀나 생각됐다"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은 재판부가 "대통령에게 잘 보이거나 밉보일 경우 삼성이 얻을 수 있는 이익, 불이익은 어떤 거로 보였나"라고 묻자 "JTBC의 경우 불이익 정도가 아니라 잘못하면 정치적 보복을 받지 않을까하는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의 발언 취지는 3차 독대에서 JTBC의 보도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거부감에 상당한 압박을 느꼈고, 그와 같은 상황에서 청탁을 주고 받을 여건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이 정유라의 이름조차 언급한 사실이 없었느냐"고 변호인이 묻자 "정유라가 누군지도 몰랐다"고 답했고 "대통령 요구를 들어줄 경우 승계작업 과정에서 정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를 앞두고 작성했던 '말씀자료'에 언급된 삼성 지배구조 등의 내용은 "실제 독대 자리에선 언급도 되지 않았다"고 이 부회장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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