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정체돼 있는 산업을 보면 그런 것들을 조금이라도 바꿔보는 것에 취미가 있는 거 같아요. 이미 잘 되고 있는 분야에 들어가서 사업을 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 조금이나마 시장에 긍정적인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죠. 꽃은 누가 봐도 원래 예쁜거고 천년 전에도 그랬을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예쁜 꽃을 다시 한 번 해석해 보여주는 것은 잘 안됐던 것 같아요."

◇'이전에 없던 시도'... 3년만 국내 최대 플라워 브랜드로 성장

박춘화 대표는 ‘일상이란 단어에 꽃을 밀접하게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지난 2014년 화훼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화훼 시작은 전반적으로 오래됐다는 느낌이 강했고 압도적인 브랜드를 가진 사업자도 없었다. 평소 마케팅과 브랜딩에 관심이 많았던 박 대표는 그간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하락세인 꽃 시장에 활력을 주고싶어 했다.

박 대표는 꾸까를 만들기 이전 뷰티업계에 몸을 담았다. 아모레퍼시픽에서 근무하던 그는 2011년 독일 유명벤처 투자회사인 로켓인터넷 한국지사에 합류하게 됐고 이때 국내 최초의 뷰티박스 정기배송 서비스 브랜드 ‘글로시박스’의 공동창설자이자 최고마케팅 책임자로 3년 정도 일을 했다.

이런 경험을 가진 박 대표는 꾸까를 론칭 3년 만에 국내 최대 플라워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5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했던 꾸까는 어느덧 연 매출 70억원대의 브랜드로 성장했고, 꽃을 잡지처럼 구독한다는 새로운 시도는 폭발적인 인기를 견인했다. 지난달 기준 꾸까의 정기구독 회원은 4만명을 돌파했고 올해는 5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킨십 강화... 이태원·광화문에 오프라인 쇼룸 선보여

박 대표는 이 같은 성장의 원동력으로 고객을 꼽았다. 일상에서 꽃을 즐기게 하겠다는 포부로 꾸까를 론칭했지만 사업의 성공 여부를 100% 확신할 수 없던 상태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꾸까는 투자를 받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고 여기에는 고객들로부터 얻은 신뢰와 이를 통한 입소문이 기여했다.

그는 "물건을 파는 모델에서 보면 24시간을 나눠서 투자자와 내부직원, 고객에게도 써야하는데 초반에는 고객에게 24시간을 써도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투자를 받고 사세부터 늘릴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인 문제는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기에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집중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고객들이 일상에서 꽃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오프라인 쇼룸도 계속해 론칭하고 있다. 그는 "오프라인의 경우 ‘꽃을 팔자’ 는 개념보다는 공간에서 주는 임팩트를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멋있는 것을 하는 사람들이 꽃 사업을 한다’ 는 개념과 아울러 일상에서도 꽃을 만난다는 꾸까의 경영철학 또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꾸까는 이태원과 광화문에 각각 오프라인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이태원은 커피&플라워랩 콘셉트를, 광화문은 유럽의 재래시장 콘셉트와 프랑스 베이커리를 결합했다. 사람들이 매일 커피 2~3잔을 마시듯, 자신이 좋아하는 꽃을 가볍게 구매하고 또 꽃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꾸까 그린'으로 사업영역 확대… 오는 8월 출격

박 대표는 오프라인 3호점의 오픈 또한 계획하고 있다. 그는 "정말 수많은, 좋은 커피집은 많은 반면 술집은 프랜차이즈와 같이 비슷한 느낌을 주는 곳이 대부분이다"며 "우리가 어디에 가야 기분이 좋고 느낌 있게 술을 마셨다 싶을지, 그런 부분을 생각 했을 때 3호점으로는 꽃이 결합된 소주&와인 바를 구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오프라인 쇼룸을 더욱 확대할 경우 독립서점과 가드닝 콘셉트의 카페 또한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은 서울에 오프라인 쇼룸이 몰려있지만 향후 대구나 부산으로의 출점도 고려하고 있다.

또 박 대표는 화분과 플랜트(plant·초목), 이른바 꾸까 그린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오는 8월 론칭 예정인 그린에 대해 “화훼시장 뿐 아니라 화분, 플랜트 시장 또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로즈마리 화분을 산다고 해도 꽃집을 직접 방문해 사오는 식이었는데, 그것을 온라인으로 쉽게 구매하면 전국 어디든 보내준다는 개념을 정립하고, 사업을 장기적으로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꽃 사업 통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 주고 싶어"

박 대표에게는 ‘오랫동안 침체 돼 있던 꽃 시장과 꽃 문화를 부활 시켰다’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 같은 수식어에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제가 화훼 산업을 대표해 꽃 문화를 주도한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러워요. 저는 꽃을 관심있게 보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다른 나라처럼 꽃을 즐길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시작을 했거든요. 저는 늦게 시장에 들어왔고 시장을 보는 뷰도 달라요."

"그런 면에서 첫 번째로는 꽃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고 싶었고, 두 번째는 사실 플로리스트 분들이 하는 일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가 가장 큰 것 같아요. 김영란 법의 영향도 그렇고요. 저희로 인해서 플로리스트 분들의 역할이 하나, 둘 늘어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제공=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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