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차 투싼, 기아차 스포티지, 쌍용차 코란도C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소형 세그먼트가 대세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준중형 SUV의 판매 감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준중형 SUV 모델들의 경우 아직까지 큰 폭의 판매량 변화는 없지만, 소형 SUV의 라인업이 강화될수록 입지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13일 자사 최초의 소형 SUV인 '코나(KONA)'를 글로벌 론칭했다. 현재 사전계약을 실시 중인 코나는 첫날에만 국내에서 2500여대의 예약고를 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코나의 올해 내수 판매 목표로 2만6000여대로 설정한 현대차는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고객 인도에 돌입하게 된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21일 소형 SUV 격전장으로 꼽히는 유럽에서 신형 소형 SUV인 '스토닉(STONIC)'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또 이달 27일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사전 미디어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회사에 따르면 내달 국내 출시 예정인 스토닉은 기아차의 품질과 디자인, 브랜드 자신감을 바탕으로 탄생한 차다. 기아차는 스토닉이 자사의 베스트셀링카 중 하나가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의 부흥기를 이끈 장본인인 쌍용자동차 티볼리는 현재 60%에 가까운 내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는 올 하반기 안으로 티볼리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통해 소형 SUV 최강자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하반기 안으로 QM3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산차 업체들이 소형 SUV 라인업 구축에 적극적인 이유로는 높은 시장 성장성을 꼽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IHS의 글로벌산업수요 보고서에 따르면 B세그먼트(소형) SUV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45.6%로, 모든 차급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IHS는 올해도 B세그먼트 SUV 시장은 전년 대비 19.4% 증가한 553만8000여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유사한 기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13년 처음 형성된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연평균 1만대를 넘지 못하는 규모에 불과했지만, 2016년 10만4936대를 규모로 확대되는 등 연평균 125%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합리적인 가격대와 개성있는 디자인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인 만큼, 당분간 소형 SUV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다.

한편에서는 소형 SUV 시장이 확대될수록, 준중형 SUV 시장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준중형 SUV가 소형 SUV와 상품성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은 물론, 소형과 중형 사이의 애매한 포지셔닝에 위치해 소비자 구매 욕구를 자극하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산 준중형 SUV 라인업으로는 현대차 투싼, 기아차 스포티지, 쌍용차 코란도C가 포진해 있다. 진입 장벽을 낮추면 소형 SUV 티볼리의 롱바디 버전인 티볼리 에어와 한국지엠의 다목적 MPV인 올란도까지 준중형 SUV로 포함될 수 있다.

이들 차종의 내수 판매량은 대체로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스포티지는 지난 3월 4452대를 판매한 이후 2개월째 판매량이 줄고 있다. 코란도C와 티볼리 역시 3월부터 판매대수가 감소 중이다. 올란도의 4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200대 가량 줄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지난달 소폭 상승했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내수 누적 판매량을 살펴보면 이들 차종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감소폭은 적게는 3%에서 크게는 30% 수준이다. 

이례적으로 투싼은 올 들어 꾸준히 판매량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코나와 스토닉이 출시된 이후에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준중형 SUV에 버금가는 실내 공간과 적재량, 가격적인 우위 등을 확보한 소형 SUV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며 "소형 SUV보다 차체가 좀 더 큰다는 점 말고는 차별화 된 무기가 없는 준중형 SUV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드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형 소형 SUV 모델들이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하는 7월부터 준중형 SUV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감소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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