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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최저임금 공습…원룸촌으로 변한 오포가구단지 

기사승인 2017.06.19  13: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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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부터 사람 떠나고 생산 중단 불가피…"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지역 경제 파탄"

경기도 광주시 오포가구단지 상가 전경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문재인 정부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인상안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오포가구단지가 지난 2년 최저임금의 습격과 함께 원룸촌으로 변해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수십여개 공장이 밀집해 있던 이곳은 서울‧경기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기호에 맞는 맞춤형 가구를 제조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구매하기에 안성맞춤이어서 한 때 중소가구업계의 메카를 이루기도 했다. 

19일 오전 죽전에서 분당으로 이어지는 경기도 광주 43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니 예전의 공장들의 자취는 듬성듬성 보였으나 현장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이쁜 가구 싸게 파는 곳', '고급 원목 가구 특가 판매'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예전의 간판들이 '영국 직수입 가구' '이태리 가구 전문' 등의 수입 판매상으로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도 광주시 오포가구단지의 한 가구공장 내부 

다품종과 주문 제작을 내세운 경쟁력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이 지역이 갑자기 공동화되기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최저임금의 공습과 함께였다.

어렵사리 만난 태재고개 인근 한 공장을 운영하는 안모씨(56)는 "인건비 상승이 지역 경제를 잡아 먹었다"는 한탄과 함께 말을 이었다.

그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여기저기 있었던 가구공장들이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실제 움직이는 인력은 100여명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지원하는 공방이 있어 목공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은 있으나 이 지역에서의 취업은 기피하고 있어 실제로 움직이는 인력은 100여명도 되지 못할 것"이라며 "부족한 일감을 짜내 현행 최저임금의 몇배를 불러도 정작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최저임금이 1만원 또는 지난해에 버금갈 정도로 오르면 제품 차별화와 소규모 생산을 통해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지역 산업 자체가 소멸해 버릴 지 모른다는 우려였다.  

안 씨에 따르면 원목 가구의 가격은 보통 40~50만원으로 제조원가에 가깝게 팔아도 일반 플라스틱 가구에 비해 가격이 2배에 달하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과 유통망만 갖추면 수익을 내기가 어렵지 않은 실정이다. 

그는 "당초 5580원하던 최저임금이 6030원으로 8.1% 인상되더니 지난해에도 6470원으로 7%나 오르니 인구 유출과 함께 지역에서 생산되던 가구의 수도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공장 주변의 영국 직수입 가구점 주인 김모씨(43)는 "예전에는 주중이면 곳곳에서 목공 작업 현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찾기 어렵지만 가구거리로 알려진 만큼 수입산 가구를 찾는 지역주민들은 꽤 있다"고 말했다.

역시 내부를 보니 백화점이나 대형브랜드의 가구전시장과는 다르게 소비자의 독특한 기호에 맞춘 오밀조밀한 외국산 가구들이 꽤 많이 전시돼 있었다.

반면 국내산 가구점은 소파 식탁, 장롱, 침대 등 각종의 제품을 필요에 따라 맞춤 제작을 하는 묘미가 사라진 지 오래. '점포 정리', '대량 처분' 등의 낡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으며 한쪽에서는 LG하우시스의 창호공장이 가동되고 있었다.

국내산 한 가구점 주인은 4인용 식탁의 생산연도를 묻는 질문에 "원목 가구라서 한번 구입하면  평생을 쓸 수 있다"면서도 "제조가보다 훨씬 더 싼 가격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신상품이 나오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고품도 수개월째 팔리지 않고 있다는 의미였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고된 참사'라고 설명하며 "수요는 일정한데 제조원가가 갑자기 높아지면 생산량 감축을 제일 먼저 검토하게 된다"며 "이런 고비용 구조에서는 기업들은 결국 문을 닫게 되고, 외국인 근로자만 생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liberty@enewstoday.co.kr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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