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상선이 운항중인 컨테이너선이 부산신항 PNC터미널에 정박해 환적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 출처=SM상선>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SM상선이 동남아, 미주, 한일을 잇는 항로를 넓혀가고 있으나 한중간 노선을 관리하는 민간 협의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 측의 반대에 부딪혀 반쪽짜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해운업계와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SM상선의 KCX(Korea China Express) 노선이 이달 중국 텐진(신강항)~칭다오~부산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개시했으나 환적 화물을 실어 나르는데 그치고 있다.

지난 15일 첫항차 컨테이너선이었던 페스코 트레이더(Fesco Trader)호는 중국 톈진에서 화물 선적 후 중국 칭다오를 거쳐 19일 부산항에 도착했으나 양국간 직접 화물 운송 거래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SM상선측은 '중국발 화물을 실을 수 없어 반쪽 운항한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을 했다. 하지만 환적화물에 그치고 있어 반쪽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SM상선이 한중간 민간 협의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두 달 째 가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한진해운을 품고 갓 태어난 한국적 원양선사에 대한 중국의 견제가 지나치게 노골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한·중 간 정기선은 일반 버스로 치면 일종의 황금노선이라고 볼 수 있다"며 "SM상선이 한진해운의 경험과 노하우로 다시 원양선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중국 정부와 기득권이 인의 장막을 내세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M상선이 서비스 중인 KCX 노선

황해정기선사협의회는 정기항로의 질서와 운임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1996년 한·중 회담에 따라 설립돼 현재 현대상선, 고려해운, 위동항운, 장금상선, 진천항운 등 40여 개 선사가 가입해 있는 협의체다.  

한국측 대표는 태영상선의 박영안 사장이며, 중국측 대표는 코스코 계열사인 코흥라인의 진약국(越國)회장이다. 

이들은 매월 한 차례 회의를 갖고 노선과 일정 등을 조정하고 있으나 SM상선의 가입 신청 건에 대해서만 유독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M상선측이 지난 2월 가입신청서를 제출했고 의결 정족수 이상인 3분의 2 이상의 선사들의 찬성에도 불구하고 중국측 코흥라인의 거부로 두 달째 가입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것.

황해정기선사협회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 채무 문제 해결 등으로 시간이 지연되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 이야기가 불거지면 SM상선 측에도 좋지 못하다. 좀 더 진득하게 기다리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을 흐렸다.

하지만 SM상선 측은 이는 한진해운 채무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문제이고, 협회 가입과도 도저히 관련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SM상선 관계자는 "해운선사가 선주협회에 가입하는 이유는 업계와의 원활한 협력을 위한 것"이라면서 "황해정기선사협의회를 제외한 한국근해수송협의회,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 등 아시아 역내 다른 단체 가입은 벌써 마무리됐는데 유독 황정협만 이렇게 늦어지는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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