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의 이임식에서 한 회장이 이임사를 낭동하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이형두 기자]신한금융지주의 수장 자리가 오늘을 기점으로 한동우 회장에서 조용병 회장으로 넘어갔다. 

23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지주 본사 20층 대강당에서 신한금융지주의 한동우 회장의 이임식과 조용병 신임 회장의 취임식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신한금융지주 임직원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준비해온 이임사를 다 낭독한 한 회장은 "오전에 있었던 주주총회에서 이미 눈물을 흘려버렸다. 그래서 점심 먹을 때 와인을 평소보다 많이 마셨다. 술이 취해서 이임사를 읽으니까 눈물도 하나도 안나고 조근조근 읽어진다"며 농담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 회장은 "여러분들께 남겼으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저는 오랫동안 CEO로 근무하면서 참 따뜻하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업무나 인사면에서 특히 냉정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나는 눈물을 잘 흘리지 않는다. 20살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42살때 아버지 돌아가셔서 조실부모 한 이후로, 겉으로는 부드럽지만 눈물 잘 흘리지 않는 사람이 됐다"

한 회장은 신한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3번 있었다며 말을 이어갔다. 한 회장은 신한생명 사장 시절 신한생명을 지주회사에 편입시킨 이후 잠시 업계를 떠나 휴식을 취했다. 이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되어, 신한생명의 업적평가 격려사를 하러 갔을 때 첫번째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당시 설계사를 포함해서 4000명의 직원들이 행사에 참석했었는데, 설계사 분들이 자기들이 함께 생활했던 사장이 그룹의 회장이 되어 돌아왔다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제가 격려사를 읽는 동안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는 바람에 격려사를 읽던 것을 잠시 중단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런 과정이 다 녹화가 되어서 신한생명 건물 로비에 한달동안이나 영상을 틀어놓기도 했다"  

"5년간 사장, 2년간 부회장으로 근무하면서 신한생명 회사가 어려워서 그룹에서 퇴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직원들의 연봉이 그룹 평균의 60%였기 때문에 CEO로서 직원들의 평균 연봉을 그룹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 그게 CEO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직원들과 한마음이 되어서 결국 3년만에 그걸 성공했다. 그때 같이 고생했던 것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 직원들도 새로 회장이 된 분이 신한생명 출신이고, 우리를 이렇게 사랑한다는 일체감이 있었기 때문에 기쁘고 애틋함이 있었다. " 

한 회장은 이어 두번째 눈물을 흘렸던 사연을 꺼냈다. "동해 사령부에 당시 계약직 여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그 여직원이 성과가 좋아 당시 신한인상을 수상하고 정규직으로 전환이 됐는데, 당시 사연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원래 바다 사람들에게는 배에 여자를 태우지 않는 미신이 있다. 그러나 그 직원은 자신이 해병대와 너무 친하기 때문에 배에 탈 수 있었고, 뱃사람들을 다 고객으로 만들어 통장을 가지고 현장에 가곤 했다"

"그 여직원은 겨울에 아무리 추워도 배에 갈 때 유니폼 위에 외투를 입지 않았다. 신한의 유니폼을 입고 간다. 신한을 대표해서 배에 타서 신한의 고객들을 만나기 때문에 오버나 코트를 입으면 안 보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얘기를 들으니까 그 여직원이 직급은 낮지만 생각이 회장보다 낫다. 그런 생각을 했다. 지금도 그 여직원 생각을 하면 울컥울컥하는 그런게 있다"

한 회장이 마지막 세 번째 눈물을 보인 것은 이날 취임식 전 주주총회였다. "그리고 오늘  주주총회에서 세번째 눈물을 보였다. 물론 회장의 6년 재임 기간도 있지만 신에의 82년에 와서 35년만에 일선에서 물러서는 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오늘 아침 주주총회에서 기어코 눈물을 흘렸다. 그래서 오늘 이임식 자리에서는 절대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신임 조용병 신임 회장이, 회장님 감정이 풍부해져서 그 자리에서 우시면 어떡합니까 묻자, 조회장도 물러날때 울어야 된다고 이야기를 했다. 혼을 바쳐서 열심히 일한 후 물러날때는 여러가지 온갖 생각이 나면서 스스로 감정이 울컥하는 그런것이 있다. 조 회장도 그런 감정을 느껴야 한다고 얘기를 했다. 이런 제 생각을 여러분들 역시 가슴으로 느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한 회장은 마지막으로 "여러분 신한을 잘 부탁합니다" 라는 말을 전하고 그룹기를 조용병 신임 회장에게 전달했다.

신한 임직원들은 미리 만들어 놓은 동영상을 통해 "회장님은 저희 마음속에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일러주신 뜻으로 더 나은 신한을 만들겠습니다", "회장님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를 전했다. 

키워드
#N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