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출시 예정인 소형 SUV 코나는 '크레타'와 동일 플랫폼으로 생산된다(왼쪽), 기아차가 개발 중인 스토닉은 'KX3'와 비슷하게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올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형제간 집안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두 업체가 계획 중인 올해 신차 세그먼트가 서로 겹쳐 피할 수 없는 점유율 쟁탈전이 예고되고 있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5월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출시할 에정이다. 프로젝트명 OS로 개발이 추진됐던 소형 SUV의 이름으로는 '코나(KONA)'가 유력한 상태다.

코나는 미국 하와이에 있는 지역 이름으로, 대표적인 휴양지로 알려져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의 휴양지인 '투싼'과 미국 뉴멕시코주의 '싼타페' 등 그동안 세계 유명 지역의 이름을 채택하는 SUV 네이밍 방식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코나는 인도와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현지 전략모델로 투입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크레타'와 중국에서 판매 중인 'ix25'와 동일 플랫폼으로 생산된다. 다만 국내 소비자 성향에 맞춰 내외관 사양이 고급화되고 디자인도 소폭의 변화를 거쳐 지난 2014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SUV 콘셉트카 '인트라도'의 외관을 계승할 가능성이 높다.

코나의 파워트레인은 1.4리터급 가솔린 터보와 디젤, 1.6리터급 디젤 등 세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되고 고급차에만 탑재됐던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현대차 코나와 동일 세그먼트에서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기아차는 올해 3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소형 SUV '스토닉(Stonic)'은 중국시장에서 판매중인 'KX3'와 비슷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닉은 오는 8월 글로벌 미디어 프리뷰를 거친 뒤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기아차의 준중형 SUV인 스포티지보다는 작은 스토닉은 신형 프라이드(프로젝트명 YB)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만큼 프라이드와 유사한 사양을 갖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나와 스토닉의 출시 시기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두 업체 모두 소형 SUV 후발주자로 나서는 만큼 치열한 순위 쟁탈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소형 SUV 시장은 2013년만 해도 내수판매 1만대에 미치지 못하는 조그마한 시장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수익성이 낮고 판매량이 적을 것이라 판단해 시장 진입을 미뤄왔다. 

하지만 쌍용차 티볼리가 2015년 시장에 진출하며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소형 SUV 시장은 급성장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10만대가 넘는 규모를 형성했다.

업계에서는 실용성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 니즈가 증가함에 따라 소형 SUV 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뒤늦게 소형 SUV 출시를 알리며 판매확대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이미 티볼리를 비롯해 QM3(르노삼성), 트랙스(한국지엠) 등이 포진해 있어 차별화 무기를 갖지 않는 이상 시장 진입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코나와 스토닉이 비슷한 사양으로 출시될 확률이 높아 후발주자끼리의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디자인 전문기업 브렌톤이 예상한 제네시스 G70 외관(왼쪽), 기아차 스팅어

현대차와 기아차의 싸움은 프리미엄 중형 세단에서도 예고되고 있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첫 독자 모델 G70을 올해 상반기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G80과 EQ900에 이은 세번째 모델이자 엔트리급 모델이다.

G70은 4도어 스포츠 세단으로, 2.0 터보 가솔린 엔진과 V6 3.3 터보 가솔린 엔진의 라인업으로 구성되고 8단 변속기를 탑재한다.

기아차 역시 스포츠 세단인 스팅어를 5월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1월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그 모습을 처음 공개한 스팅어는 후륜 구동 기반의 5인승 세단으로, 엔진은 2.0 터보 GDi 가솔린, V6 3.3 트윈 터보 GDi 가솔린으로 구성됐다.

G70과 스팅어는 파워트레인 등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에 이 때문에 엔진 라인업은 가솔린 2가지로 동일하다.

특히 업계에서는 두 차종의 출시 시기는 물론, 가격에서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형제간 맞대결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현대기아차가 동일한 세그먼트에서 각각 신차를 선보이게 됐다"며 "출시일을 엇갈리게 배분해 간섭효과를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서로의 판매량만 깎아먹는 싸움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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