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종합운동장론'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재반격에 나서면서 은행업과 증권업권 간 입씨름이 점입가경이다. 법인 지급결제와 불특정 금전신탁 운용 등을 놓고 대립하는 두 업권 수장의 설전이 금융권의 주목을 끌고 있다.

황 회장이 이끄는 금융투자협회는 21일 '은행업권의 종합운동장론에 대한 반박'이란 보도자료를 통해 "은행의 급진적인 겸업주의 주장은 그간 지켜온 한국금융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지나치게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금투협은 "종합운동장론을 필두로 한 겸업주의 및 네거티브 규제 필요성 관련 주장관련 지금껏 국내 금융제도는 전업주의를 근간으로 해 왔다" 며 "이는 금융업권(은행, 증권, 보험) 간 특성에 따라서 영역별 전문화된 경쟁력을 키우고, 업권간 동질화로 인한 문제와 금융업권간 시스템 리스크 전이를 막는 등 여러 제도적 취지와 함의를 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 측 종합운동장에 해당하는 것이 이미 도입된 금융지주회사 제도다. 금융지주회사내에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있어 겸업성격의 비즈니스가 가능함에도 그간 시너지를 끌어내지 못했다"며 "은행연합회 주장 본질은 은행업이 가진 비효율성을 타업권의 본질업무까지 진출해 해결해보겠다는 약탈적 논리다"고 주장했다.

금투협은 또 "전업주의에서 겸업주의로 금융제도의 전환은 금융산업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거쳐 정책적·국민적 동의까지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금투협은 또 최근 5년 평균 자본수익률이 은행이 증권사보다 높다는 주장관련 "자본수익률 수치는 '산정 대상 기간'에 따라 변동되므로 은행수익률이 증권업보다 높다는 주장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은행의 불특정금전신탁 운용을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금투협은 "증권사 고객과 은행 고객은 기본적으로 위험 감내수준이나 위험선호도가 매우 상이하다"며 "은행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보전을해온 역사가 있고, 금융업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를 키우는 위험한 투자성 사업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은행업권과 증권업권의 입씨름은 지난 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증권업 수장인 황 회장이 당시 '기울어진 운동장', '업권 이기주의'라는 표현으로 은행권에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이에 지난 20일 은행업 수장인 하 회장은 "금융투자업계의 요구는 농구팀이 손·발 써가며 축구시합을 하게 해달라는 것과 비슷하다"고 맞받았다. 그는 또 기울어진 운동장 발언관련 모든 금융사의 겸업을 허용하는 종합운동장이 필요하다는 이른바 '종합운동장론'을 펼쳐 응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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